ECB 총재, 트럼프 2기를 보복 아닌 협상 통해 EU 경제 촉진제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
-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 KBA Europe 제공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즈(FT) 인터뷰에서 EU 경제가 미국‧중국에 뒤처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EU 경제 개혁 및 경쟁력 강화의 전환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
라가르드 총재는 EU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방위 장비 등을 구매하여 상호 호혜적 관계를 도모하는 이른바 ‘수표책 전략(cheque-book strategy)’을 제안
또한 “관세 범위의 제시는 협상 논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EU가 무역 보복보다는 협상을 통한 전략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
한편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하여,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EU 등 다른 국가로 우회 수출되거나 덤핑될 가능성이 있어, EU는 중국의 ‘우회 시나리오(rerouting scenario)’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무역장벽 강화로 중국산 저가 제품 수출이 EU로 집중될 시 EU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EU 내 시장 왜곡이 심화되며 EU 경제침체에 더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지난 25일(월) 중국의 펜타닐 원료 통제 미흡을 이유로 취임 첫날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
라가르드 총재는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EU 경제 전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EU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본시장연합(Capital Markets Union, CMU) 이니셔티브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
현재 27개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EU 자본시장 감독을 유럽증권시장감독청(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 ESMA)으로 통합해야 하며, EU 내 만장일치 원칙에 따른 합의가 어려울 시 가중다수결 절차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
CMU는 ’14년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이 처음 제안했으나 EU 회원국 간 이견으로 진전이 지연된 바 있음
또한, EU 기업들의 혁신 지속을 위해 규제 및 행정 부담 완화 기준을 마련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환경 정보 공개 요구를 표준화해 행정적 부담을 경감해줘야 한다고 주장
우수한 역내 기업들이 지속 성장 가능하도록 EU가 기업들에 금융 조달 및 혁신이 용이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
라가르드 총재는 향후 EU 차원의 중요한 의사결정 시 EU 역내 가장 큰 경제·정치 영향력을 가진 독일과 프랑스를 선두로 해서 EU 회원국들이 핵심 사안에 대한 공동 합의를 형성해야 할 것을 주장
대표적인 예로 ’08년 유로존 위기나 코로나 19 팬데믹 등 위기에서 EU 회원국들이 공동 대응을 통해 제도적 혁신을 이끌어냈던 사례를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