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조기 총선 앞둔 CDU·CSU, 연정 구성 두고 고심
-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 KBA Europe 제공
2.23(일)에 실시되는 독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CDU·CSU(기독민주연합·기독사회연합, 중도우파)의 연정 구성에 이목이 집중
프리드리히 메르츠 후보가 이끄는 CDU·CSU는 약 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며 승리가 유력
하지만 독일 정치 시스템*상 단독 정부 구성이 불가능해, CDU·CSU가 어느 정당과 연정을 맺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름
* 독일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연방의회(Bundestag)에서 과반의 지지를 확보해야 총리직 선출이 가능함. 하지만 독일 정치 역사상 단일 정당이 과반을 확보한 사례가 없어, 현실적으로 연정 구성이 필요한 상황
AfD(독일을 위한 대안, 극우)는 20% 초반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으나, 다른 모든 정당이 연정을 거부하면서 정부 구성에서 배제됨
CDU·CSU와 SPD가 ‘대연정(GroKo)’을 구성할 가능성 거론
독일에서 가장 전통적인 연정 형태로, 메르켈 前 독일 총리 시절 세 차례 구성된 바 있음
CDU·CSU와 SPD는 일부 정책에서 입장 차이가 있지만, SPD(사회민주당, 중도좌파)가 녹색당보다 이민 정책 협상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여 연정 논의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
이 경우, 메르츠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올라프 숄츠 총리 대신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 등 중도 실용주의 성향의 정치인들이 연정을 주도할 전망
다만, 메르츠 대표 체제에서 CDU·CSU가 우경화되면서 중도좌파 성향의 SPD와 연정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큼
CDU·CSU와 녹색당이 연정을 이루는, 이른바 ‘키위 연정(Kiwi coalition)’* 또한 물망에 올라
* CDU·CSU의 상징색인 검정과 녹색당의 초록이 키위의 색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유래한 이름
국방 및 외교 정책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 두 정당 모두 숄츠 총리를 비판하며 보다 강경한 대응을 요구
다만, 이민 정책에서 메르츠 후보는 총리 취임 즉시 독일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녹색당은 이를 불법적인 조치로 규정하고 있어 입장차를 보임
마르쿠스 죄더 CSU 대표가 녹색당과의 연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CDU·CSU 내부에서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
두 가지 연정 시나리오가 실패할 경우, 삼자 연정 구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CDU·CSU가 SPD, FDP(자유민주당, 중도우파)와 연정을 이루는 이른바 ‘독일 연정(German coalition)’과 SPD, 녹색당과 손잡는 ‘케냐 연정(Kenya coalition)*이 주요 시나리오로 논의
* CDU·CSU, SPD, 녹색당 각 세 당의 상징색이 케냐 국기 색(검정-빨강-초록)과 유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다만, 독일 연정에서는 FDP가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의견 조율이 어려울 전망이며, 케냐 연정에서는 CDU·CSU와 녹색당이 환경 및 이민 정책에서 이견이 커 갈등이 예상
프리드리히 메르츠 후보는 “선거 이후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정당과 협력할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