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정책 ‘구조적 마비’ 논란...만장일치 원칙 폐지 논쟁 재점화
-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KBA Europe 제공
우크라이나 지원·대러 제재·이란 사태 대응 등 주요 현안에서 EU가 신속하고 일관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외교정책의 '구조적 마비' 노출
EU 외교관·관리·의원·전문가 9인은, EU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 차관 승인, 서안지구 내 폭력행위를 한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제재 부과, 대러 제재 이행 등 핵심 사안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하는 '구조적 마비'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고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언급
중동 갈등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대서양 관계 긴장 속에서 EU의 의사결정 속도가 지정학적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중요 사안에서 스스로 소외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 제기
독일·스웨덴 주도로 거부권(veto) 제한·폐지론 부상
독일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Johann Wadephul)은 "EU가 국제 무대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현 입법 임기가 끝나기 전에 외교·안보정책에서 만장일치(unanimity) 원칙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
스웨덴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Ulf Kristersson)은 외교정책 결정에서 가중다수결(qualified majority voting, QMV) 도입 논의가 정상들 사이에서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언급
헝가리는 4.12 총선을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 차관을 비롯한 주요 결정을 반복적으로 저지하며, EU 외교정책 결정이 회원국의 국내 정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음
오르반 총리의 거취와 관계없이, 만장일치 규정이 유지되는 한 유사한 ‘거부권 정치’가 반복할 수 있어 구조적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는 경고가 제기됨
거부권 유지론도 팽팽, EU 내부 갈등 표면화
벨기에 총리 바르트 더 베버(Bart De Wever)는 지난달 기자들에게 "만장일치 규칙 개편 논의가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
프랑스·벨기에 및 소규모 회원국들은 거부권이 자국의 핵심 이익 보호에 필수적이라는 입장 유지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Kaja Kallas) 간 외교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었으며,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Jean-Noël Barrot)는 EU 대사 회의에서 집행위원장에게 역할 범위를 존중할 것을 촉구
구조 개혁안으로는 EEAS의 집행위 편입·유럽안보이사회 설립 등 제안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European People's Party)은 EU 외교정책 수장을 '집행위 수석부위원장을 겸하는 EU 외무장관'으로 재편하고, 영국·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파트너국이 참여하는 ‘유럽안보이사회’ 창설을 제안
카네기재단(Carnegie Endowment) 선임연구원 스테판 레네(Stefan Lehne)는 유럽대외관계청(EEAS, European External Action Service)을 집행위에 편입하고 및 유럽안보이사회를 신설하는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아이디어가 "집행위원장 내각에서도 일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힘
또 다른 EU 고위 외교관은 "만장일치 구조가 유지되는 한, 1,000개의 기구를 만들어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강조